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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깊게 드리워졌던 엄석대의 세상,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by 뜌비뚜밥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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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감독 및 출연진

30년도 이전에 개봉한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감독은 박종원님으로 감독으로서는 큰 활동이 없으신 분입니다. 출연 배우들은 굉장히 익숙한 분이 많이 나오는데, 홍경인(엄석대 역), 고정일(어린 한병태 역), 최민식(김선생 역), 고 태민영(중년 한병태 역), 이진선(여선생 역), 신구(최선생 역)의 배우님들이 영화를 묵직하게 이끌어 갑니다. 조연으로는 우상전, 김혜옥, 정운봉, 박광진, 박용팔, 김규민 배우님이 영화를 좀 더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30여년 이전 개봉영화다 보니 현재 활동하는 배우님들이라도 세월로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또 그런 예전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영화 배경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지는 영웅은 이문열 작가님의 소설이 원작임과 동시에 우리에게는 학창시절 소설로도 익숙한 내용입니다. 1992년 개봉한 이 영화는 1950년대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의 장면이 배경입니다. 당시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출생신고를 늦게 하거나 취학을 늦게 하는 등의 일이 일이 빈번했고, 도시와 시골의 빈부격차가 명확하던 그때 그 시절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국민학교 5학년 교실에 12살과 15살이 공존하고, 그 속에서 같은 학생끼리 명확한 서열이 성립하게 되는 현실과 교실에서의 상황이 잘못됨을 알고 교무실에 찾아갔다가 되려 혼나는 상황까지 그 시대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줄거리

서울 명문 학교에서 초교시절을 보내던 병태는 부친의 좌천으로 시골로 전학가게 됩니다. 전학 첫날 눈으로 보고 믿기 힘든 광경을 보는데 이는 엄석대의 만연한 잘못된 급장(반장)으로서의 행동이었습니다. 부모님께 설명했지만, 아버지는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하시고 담임 선생님은 오히려 병태의 잘못으로 몰아갑니다. 아버지 말대로 권력을 갖기 위해 뇌물 공세를 했지만 선도부와 담임선생님께 적발되어 혼나고 친구들에게 줬던 선물은 다시 엄석대에게 가 있는 것을 보고 포기하게 됩니다. 이후 엄석대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선택했지만 6학년이 되면서 서울에서 온 담임 선생님이 현재의 잘못됨을 알려주면서 엄석대를 꾸중하자 엄석대는 학교를 뛰쳐나가 40년이 흘러도 행방이 묘연해집니다.

명장면

서울에서 온 김 선생의 대처를 명장면으로 선택하고 싶은데, 담임 선생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하게 엄석대에게 청소 검사를 받고 놀러 가던 학생들을 보고 같은 학생끼리 무슨 짓이냐고 꾸중하던 김선생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2년간 전교 1등을 했다는 엄석대의 능력이 믿기지 않던 김선생이 시험을 통해 엄석대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반 학생들을 인도하기 위해 체벌하면서 반 모든 아이에게 엄석대의 잘못을 자백하고 청산하게 한 장면 또한 철없는 어린이들 속에 막연하게 자리잡고 있던 무서운 존재인 엄석대를 훈계하는 모습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학창시절에 교과서 속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내용은 당시에 별로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현재의 시대와 너무 다른 상황으로 상상이 되지 않았음이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학창시절을 마치고 같지만 다른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이 소설과 영화가 인생작품으로 꼽히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석대는 단순히 나쁜 학생일 뿐 아니라 사회 속에 존재하는 잘못된 권력자의 모습으로, 한병태는 그런 사회에 맞서 싸우다 결국 현실에 순응해버리는 사람의 모습으로 다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저 또한 추천하고 싶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