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및 출연진
영화 비상선언의 감독은 한재림 감독님으로 이전 작품은 ‘관상’, ‘연애의 온도’, ‘더킹’ 등으로 이미 흥행작이 있으신 감독님이라 영화 비상선언 또한 기대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전 작에 비해 흥행하지 않은 듯한 느낌은 들지만, 확실히 이전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출연진 중 주연배우는 서울경찰서 강력팀 팀장 구인호역의 송강호,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딸의 아버지 박재혁 역의 이병헌, 여객기의 상황을 확인하고 국민을 살릴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는 국토교통부장관 김숙희 역의 전도연, 비행기 부기장으로 현재 비행기 내의 상황에 대해 국가와 소통하고 범죄자와의 다툼도 불사하는 최현수 역의 김남길, 재난의 중심 범죄자 류진석 역의 임시완, 비행기 승무원 사무장 김희진 역의 김소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실장 박태수 역의 박해준 배우님이 출중한 연기로 영화 비상선언을 이끌어 갑니다.
줄거리
박재혁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학교생활 및 개인의 생활까지 고통 받는 딸을 치료하기 위해 비행 공포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놀룰루로 향하는 비행기를 탑승하게 됩니다. 해당 비행기는 최현수가 부기장으로 기장과 조종을 하게 됩니다. 비행기 테러가 예고 된 영상을 제보 받은 구인호는 아내의 비행을 걱정하며 다른 팀원들이 말리는 한 집으로 찾아가 시체와 동물실험 영상을 확보함으로써 아내가 탑승한 비행기에 범죄자 류진석이 탑승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비행기 내부에는 이미 바이러스가 퍼져 기장을 비롯한 승무원, 승객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 상황의 중심에서 컨트롤 하는 사무장 김희진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장관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실장의 대처가 긴박하게 진행되는 와중 사망한 기장의 자리에 부기장이던 최현수가 앉고, 부기장 자리에는 과거 유명한 조종사 였던 박재혁이 앉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현수 또한 건강상태가 안 좋아지는데 미국과 일본의 착륙은 거절되고 비행기의 연료는 떨어집니다.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위해 구인호 팀장은 직접 몸에 바이러스와 치료제를 투약하게 되고 결과가 입증되면서 비행기는 한국에 착륙하게 됩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영화 비상선언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송강호 배우님의 열연입니다. 아내가 바이러스가 퍼진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데 미국과 일본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비상착륙이 거절되는 상황에서 류진석의 제약회사를 찾아가 치료제까지 확보했지만 국내에서까지 착륙이 거절되는 상황을 목격한 구팀장은 본인에게 생체실험을 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검역실로 들어가 바이러스와 치료제를 주입하여 바이러스로 인한 고통을 경험하고, 치료제의 효과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아내와 함께 하기로 한 여행에 경찰 일로 인하여 동행하지 못함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아내를 향한 사랑과 경찰로서 국민을 위한 희생까지 많은 감정과 행동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바이러스와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본인의 건강이 정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럴 수 있음을 알고도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국토교통부 장관 김숙희 또한 공무원임을 잘 알고 비행기 속 위기에 봉착한 국민들을 안전하게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장면은 영화나 현실에서 보기 힘든 멋진 공무원으로 보였으며, 이후 청문회에서도 각종 공격을 당차게 받아치는 모습으로 관객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어 기억에 남습니다.
비하인드
영화 비상선언의 주 배경인 비행기는 각종 부품을 직접 공수하여 바닥, 의자 등 모든 것을 영화 컨셉에 맞게 변경했다고 합니다. 또한 생생한 현장감을 위해 모든 배우들에게 짐벌을 장착해 360도로 비행기를 100번도 넘게 회전시켰다고 합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승객의 표정과 행동, 머리카락까지 너무 생생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비행기를 회전시켰으니 그렇게 느껴질만도 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2022년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많은 영화가 그랬듯이 코로나 19의 여파로 개봉을 연기했다고 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류진석이 비행기 내 화장실에 바이러스를 유포하고 나오면서 빛이 들어오고 류진석의 눈에 안광이 비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리허설 장면이었는데, 감독도 배우도 해당 장면이 마음에 들어 영화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관람하기 이전에 이 장면을 먼저 알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해당장면이 어디에 나올까 하는 생각으로 추측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최근에 제가 봤던 다양한 장르의 영화 중 러닝타임이 유독 길게 느껴졌던 영화입니다. 그만큼 영화 속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지 않아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관람이 끝나고 지금 생각해보니 참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장면을 생생하게 눈으로 보고 있는 승객들의 긴장감, 초조함, 두려움 등의 감정을 승객과 함께 관람객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감정을 뒤로한채 긴박하게 진행되는 영화였더라면 승객과 관계자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부기장이 스스로 건강상태가 나빠진다는 것을 알고 트라우마가 있는 승객이자 동료인 박재혁에게 조종석을 넘기는 과정에서 그 마음이 얼마나 불안하고 심란했을지에 대한 감정 또한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승무원들도 바이러스 앞에서 불안함이 있었을텐데 승객을 돌보는 모습, 그리고 위기의 상황에서 본심을 드러내고 예민하게 행동하는 사람들까지 감정에 대한 표현이 아주 잘 되어있는 영화 같습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재난의 수준은 아니지만 위기의 상황을 스토리보다 감정에 치중한 영화라 새로운 시각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